본문 바로가기

백합 일기/어떤 하루

너의 향이 주는 여유


향이 있는 너는 내게...

 안개낀 아침이 여는  찬 기온에 벌써 겨울인냥
연신 찾아대던 냉커피를 언제 그랬냐는 듯 외면하고
손끝으로 전해지는 따뜻함을 이내 애틋해 하며
여름 내 덮어 뒀던 커피 드립셋트에 눈길을 준다

시동생이 사향고양이 배설물 커피를 선물한날
말로만 듣던 귀한 커피를 제대로 먹어보겠다고
왕초보 용감하게 마련한 핸드밀과 드립셋트다

오늘은 따뜻한 커피 한 잔 내려 마시고 싶다

정말 바빠서 바쁜 것도 있지만
안해서 못하게 된 것을"바빠서" 라는 말로
덮어 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칠때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해지는 은은한 향이
마음 한구석에 내게 작은 공간 하나를 마련해 준다
내가 가지고 싶었던 내게주고 싶은 잠깐의 여유 였다


















 



'백합 일기 > 어떤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장] 하러 언제 올래?  (2) 2010.11.04
이 보다 더 간절한 마음 이겠죠?  (10) 2010.11.02
왜 안될까요?  (2) 2010.10.29
아십니까?  (6) 2010.10.28
[추어탕] 잡숫고 가이소  (4) 2010.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