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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일기/어떤 하루

[삼천포]가 왜 삼천포 인지...

 삼천포 바다를 가다

사납게 살갗을 쏘아대는 햇살의 뭉쳐진 힘이 작열할 쯤 농번기의 막은 서서히 내려진다
한 해 딸기 농사를 마감 하면서 묘종 관리는 시작 되지만 이맘때 에너지 재충전은 필수 요건이다
아침7시30분 삼천포로 출발한 일행 차3대 모두는 가는 도중 엉뚱한 길로 빠졌었다는 사실이
삼천포가 왜 삼천포 인지 알것 같다며 웃는 소리에 바다 낚시 일정이 뱃고동 처럼 시작되었다


밤새 정화된 아침 바다는 깊이를 드러내지 않고 침묵 하여도 맑은 수정 처럼 떠오르는 햇살에 빛나고 있었다 
사랑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미리 예약한 배에 오르려니 먼 바다에서 마중 온듯한 맑은 바람이 먼저 인사를 건낸다
자연의 품으로 안기는 순간 복잡한 현실은 허물을 벗듯 스스로 내려앉는 사실이 마냥 신기할 따름이다 


지난 밤 많은 배들의 안내를 자처 했던 등대는 찾아온 아침의 분주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평화로워 보였다
뭔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베푼 여유는 사물도 사람과 같음 이구나 자연은 어떤 가르침도 말대신 몸으로 해내고 있었다


잔잔히 흩어지며 배 뒤를 총총히 따라 붙는 하얀 포말은 한여름 더위를 식혀 주는 팥빙수의 얼음 처럼
보기만 해도 마음의 열이 빠져 나갈 공간을 만들어 준다 애써 자연을 찾는 이유라는 것을 모를리 없다


바다색을 일컷는 말은 너무나 많다 옥 가루를 풀어 놓은듯 하지만 지금 내가 말하고 싶은 색은 넓은 가슴이다
저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 될까...한없이 받아 줄것만 같은 묵묵한 바다의 넓은 아량을 배우고 싶기 때문이다


삼천포 대교 아래로 슬며시 미끄러져 들어가는 여객선이 지는 해를 담은 바다색과 어울려 더 아름답게 보인다
크루즈를 타고 이웃 나라로 여행하는 잠시의 상상에서 깨어 났을때 남겨진 거품을 안은 바다만 파랗게 남는다
배 멀미약 후유증 으로 며칠 동안 고생한 대가를 만회 하기에는 충분이 재미 있었던 삼천포 뽈락 줄 낚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