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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일기/어떤 하루

[첫눈] 오는 풍경


 [첫눈] 오는 풍경 
합천군에 위치한 무공해 시골 마을 봉산면 아리 팬션에서
한 해의 마무리를 위한 소중한 시간을 갖자는 남편 친구들 부부동반 모임이 있었다
이른 아침 눈이 온다고 서둘러 내려가야 한다는 일행들의 다급함에 눈을 뜨니
작은 호수 처럼 고요한 합천댐 끝자락의 첫눈에 덮힌 하얀 세상이 넓은 창으로 들어 왔다
무공해 마을 봉산 골짜기의 셔터에 잡힌 순간순간은  마치 화가의 손길로 옮겨진 아름다운 화폭이다 










 

첫눈 오는 날

                
-정호승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나자고

첫눈이 오면
하루종일이라도 기다려서
꼭 만나야 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종일 기다렸다가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밤늦게까지 팔짱을 끼고
걸어본 적이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배가 고프면
눈 내린 거리에
카바이드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장수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 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이 없다

그런 약속이 없어지면서
나는 늙기 시작했다
약속은 없지만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서성거린다

다시 첫눈이 오는 날
만날 약속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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