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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일기/어떤 하루

[김장] 하러 언제 올래?


너들 목소리 듣고 싶어서...

 이른 아침 수화기를 타고 오는 
쨍쨍한 하이톤 목소리의 주인공은
시골에 살고 계시는 친정 엄마 이십니다
조금이라도 잠이 덜 깬 목소리다 싶으면
여지 없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아직도 자나 정서방 밥은 우짜고 자노?"

시집 보낸지 20년이 다 된 지금에도
아직도 사위 밥 먼저 챙기시는 말씀에
"엄마 얘들도 없는데 저도 늦잠 좀 자고 싶어서요"
그제서야 눈치를 보시는지 목소리가 낮아지신다
"니가 장사 한다고 많이 힘든 모양이다"하시면서
이유 없이 엄마니까 괜히 투정이 나와 버린다

부모님 결혼 50주년 기념일 금팔지를 채워 주시며
"임자 우리 이씨 가문에 시집와서 고생 많았네"하시던
선친께서 남기신 자리가 더 크게 느껴 지시는 탓인지
많이 적적해 하시며 자주 와 주기를 기다리는 친정엄마
오늘은 전화 하셔서  하시는 말씀"김장 하러 언제 올래
혼자 있으니 너들 목소리 자주 듣고 싶어져서 전화했다"

11월28일 우리 육남매 김치냉장고 대형통 8개씩 들고
올해도 어김없이 모두 김장하러 친정에서 모입니다
각자 바쁜 생활에 만나기 쉽지 않기에 이날 만큼은
우리집안 잔칫날 처럼 분위기 들썩들썩 대단 합니다
그 재미에 힘들어도 내색 한번 안하시고 자꾸 해 주시는
우리엄마 옥순애여사님 저히 육남매는 아주 많이 당신을 존경합니다



                ****울산에서 집안 결혼실 있던날 막내동생이랑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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