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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일기/어떤 하루

작은 시골 마을의 가을은 저 만치


김천시 감문면 송북리의 작고 예쁜 동네다
어쩌면 어린 기억 속에 자리한 내 고향이랑 너무 닮았다
그래서 발걸음이 멈쳤고 애 쓰지 않아도 마음이 간 자리엔 이내 평온함이 찾아 왔다



황토에 볏짚을 섞어 벽을 만든 집과
비가 오면 물길이 되어 버린 파인 골목이 꾸밈 없는 시골 인심 처럼 무척 정겹게 보였다



돌담을 따라 한참을 걸어 들어가는 삽작에 대문이 없는 집
그 사이사이에 힘없이 핀 늦 여름의 끝자락 마져 놓쳐 버린 호박 꽃도 마찬가지다


간간히 기분 좋으실 때 노래를 틀어 마을 분위기를 살려 주시는 써비스를 잊지 않으셨던 동장님 전유물




탐스럽게 익어가는 밤송이와 낙엽이 드는 감나무 잎 풀속에 낮은 자세로 차가운 몸을 숨기는 야생화
송북리 작은 시골 마을의 가을은 저 만치 앞서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