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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일기/어떤 하루

[단감] 농장 식구들

 단감 농장 홍시를 만드는 대봉감도 있다
성큼 다가 온 가을속에 주인의 정성을 소롯이 담은 하용 단감농장 
그 속으로 들어 가다가 만난 농장 식구들
그들은 그 곳을 찾은 내게 말없이 
누군가 그랬듯이 찾을 때 혼자인 나에게 함께 한 또 다른 자신를 돌아올 때 알게 하는 자연을 선물했다 






자신만의 내일로 무거워 가는 머리를 아래로 떨구며 감 꽃 목걸이에 엮인 추억을 세는 듯 
쑥 내민 입을 묵묵히 다물고 익어 가는 단감들... 
껍질을 부풀리며 커지는 내면 만큼 탐스럽다





가녀린 손가락으로 들어 올린 여린 가지의 꽃송이 하나에도 빨간 열정의 흔적을 쉼 없이 남기고 싶음 이었을까 알알이 보석을 꿰어 놓은 듯 반짝반짝 달콤한 방울 토마토...
아기자기 부댖기는 그들의 가을 이야기가 앙증맞다




이른 아침 큰 밤나무 아래 떨어져 있는 알밤을 줍기 위해 잠을 설친 어린 소녀의 간절함을 알고 있는 밤송이...
세월이 흐른 지금 반사 되어 흡수되는 바랜 빛으로 다가오는 옛날 그 주인공의 회상 안으로 들어 온
알밤을 기대하는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의 똘망함이 한없이 귀엽다



누에 꼬치에서 비단을 뽑아내듯 한 잎 한 잎 피워 내 결국엔 제 속을 싸 안을 준비를한 배추...
300포기 김장을 담궈 육남매에게 한결같이 베푸신 80노인 친정 엄마의 사랑을 떠오르게 했다
푸른 손바닥으로 빛을 향해 끊임없이 손짓하며 속살을 채워가는 배추의 꿈은 진정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