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길
아담하고 아름다운 고장 고령군에 "모듬내길" 이란 이름의 활기 넘치는 자전거 길이 얼마전 열렸다
낮에 자유롭지 못한 나는 항상 어둠이 깔릴 때 쯤 솔솔 부는 바람을 벗삼아 강을 따라 자연 속으로 걷는다
강바람을 타고 오는 풀 꽃 향은 바람 세기에 따라 느껴지는 농도가 다르다
안정되는 마음이 신기할 따름이다
무질서 하리 만치 흐드러진 이꽃을 보며 이내 정리한 듯 질서가 잡히는 내 마음 또한 신기하다
과연 무엇이 수백 번 다짐해도 벗어 버리지 못한 마음의 부담들을 순식간에 훌렁 벗겨 버리는지....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님의 "길" 이란 시 앞에서
담 저 쪽 참 모습의 나를 만나기 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길들을 걸어야 할 지를 생각해 본다
어둠을 따라 내려 온 하늘이 잔잔히 이는 물결을 은 빛으로 덮는다
포근함을 안고 다시 걷는다
쉼 터,
누구든지 다음 사람이 오면 아무 말없이 자리를 내어 주고는 다시 걷는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자연이 주는 배려를 길을 가는 중에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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