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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일기/어떤 하루

낮에 만난 바람

핑계 일까?
내 일의 특성상 낮 시간 활용은 무리라는 내 고정관념
문득 낮에 부는 바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등산화를 신는다
참으로 오랜만에 하늘 가운데 머문 해를 보는 것 같다
아카시아 향이 부르는 곳으로 무작정 길을 나서고 싶음이다



한쪽 볼을 스쳐 콧잔등을 넘는 바람은 실어온 먼 산골 냄새를 내려 놓는다
멀리 보이는 저 산을 훌쩍 넘어 뻥 뚫린 하늘에  닿고 싶다며 가는 길에 아카시아 보다 먼저 만난 흰 철쭉 
초록의 작은 손바닥 위에 앉은 두드러진 하얀색이 잠시 발목을 잡는다
마음을 씻고 걸을까?



아~~~찔레다
떫은듯 약간의 단맛을 허락 하는 찔레 어린순에서
어린시절 우리가 할애 했던 시간의 기억을 꺼내 보듯 
나는 어린 찔레순 하나를 꺾어 껍질을 벗겨 내려갔다



 

행운을 찾겠다며 한낯의 땡볕도 감수했던 순수함의 멈춤을
오랜만에 만난 초록의 클로버 속에서 한참 동안 찾고 있었다
쌓이고 쌓이다 보면 기억의 차례는 무뎌진 채로 묻혀 지겠지 
아직도 생각할수 있음에 그리고 생각남에 감사한다

     

꿀벌이 다리에 뭉쳐 놓은 꿀처럼 노란 솔꽃 송이의 반겨줌에
송화가루를 수도없이 뿌려내 집안 어디든 허락도 없이 맘대로 앉아 버린
그의 무례를 이해하며 자연속에서 서서히 빠져 나왔다
신록 그 속에서 쫓아 오는 낮에 만난 바람은 어떤 무례함도 용서 할수 있게했다



떨어짐이 두려웠을까 긴장한듯 파리한 꽃 송이가 행여 지나가는 발길에 다시 놀랄까 
안 스러운 맘에 갓 길 안전한 곳으로 옮겨 준다
생명이 다해도 사람 마음을 끌어 안음이 꽃은 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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