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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일기/어떤 하루

문득 그리움으로...


가을비 처럼..... 길게 꼬리를 물고 한참을 끌어 내린다  
이렇게 비가 올때면 왜 자꾸 가을비 우산속 노래가 생각 나는지 몰라
비 소리가 가장 가까이 들리는 창이 넓은 찻집을 가서 처마 끝에서 시작되는 낙수 소리를 들을까?
추첨을 하기 위해 돌아가는 숫자 바구니 속처럼 마구 섞어 놓은 생각을 정리하는 중 
엄마 고3 딸 세 주째 못 봤는데 궁금하지 않은가~요? 힘을 뺀 전화 목소리... 
빠른 시간 내 보러 왔으면 하는 뉘앙스를 듬뿍 담은 말에 끌린 나는 바빠진다 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약속 시간 보다 일찍 도착해 3년 째가 되는 지금에야 딸 아이가 다니는 구미여고(교화가 내가 좋아하는 백합)
아늑한 교정 이곳 저곳에 카메라 셔터를 눌러본다
좋은 시절이다 언젠가 다시 떠 올려질 이 공간에 머무르고 있는 너희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는 지금이  
라일락 향기를 맡으며 교문 까지 한참을 걸어 올라가던 나의 모교 교정이 내게  문득 그리움으로 온다 
점심 시간이면 동산이라 불리던 아름다운 교내 벤취에서 듣던 방송반 언니들이 보내는 팝송 클레식 가요들....


흐린 날씨에도 유난히 빛을 발하는 종 조형물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사연을 간직한 채 자리 하고 있다
(도전 골든벨 명예의 전당에 두명의 백합인이 이름을 올린것을  기념하여 이 조형물을 세웁니다.....)
성실이 일궈낸 지식이 이렇게 반짝이는 빛으로 그들의 열정에 끝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작은 동그라미 안에 얼마나 많은 이의 여고 시절을 담고 있을까?
나의 딸도 저 속에 예쁜 이야기 하나 쯤은 남겨 두게 되기를 바라본다
쉼없는 작은 몸짓이 모나지 않아서 그리고 외로워 보이지 않아서 좋다   
  


교정에 핀 하얀 피라칸타 처럼 작지만 깨끗한 바램 송이송이가 모여 딸이 바라는 꿈으로 탄생해 주길 응원하는 마음을
혼자 떨어져서 대견 스럽게 잘 이겨내고 있는 고3 수험생 딸 원이에게 보낸다
열심히 차근차근 다가 가면 틀림없이 좋은 결과가 원이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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