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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일기/시골반찬

[동치미] -시어머님 손 맛


[동치미] -시어머님 손 맛

외출 했다 오니 커다란 박스 하나가 푸른농산에 와 있었다
마산에 계시는 시어머님께서 노랗게 잘 익은 동치미를 보내셨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 마음도 사랑도 함께 담아 보내셨구나
갑자기 끝없는 사랑이 담긴 스치로폼 박스가 한없이 무겁게 느껴졌다
새해에는 사골을 사서 시부모님께 새해 인사를 드리러 가야겠다




남편은 끼니 마다 동치미를 찾는다
이른 아침 밖에 나가기 싫은 나는 가끔 귀찮아 질때도 있지만
자식 줄려고 무 하나하나를 소금에 굴려 독에 담은 부모의 정성을 생각하면
객지에 살며 엄마 손 맛을 그리워 했을 신랑을 이내 이해 한다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과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
먹을 때 마다 마음 까지도 후련하게 해 준다
내고향 의성은 절인 배추로 맑은 물을 부어 동치미 처럼 백김치를 담는다
갑자기 엄마가 만든 살 얼음 낀 백김치에 장독에서 금방 퍼 온 된장으로 쌈을 싸 먹고 싶다


지인과 함께 먹기로 한 소박한 점심 상
집에 있는 것으로 정성만 담아 금방 차렸지만 그녀가 맛있어 한다
동치미 자랑을 하며 함께하는 점심, 기분도 동치미 국물 만큼 상큼
오늘도 나는 이만큼 행복하다



겨울 동치미와 봄 ·여름 동치미로 나뉘는데, 겨울 동치미는 자그마하고 매운 맛이 있고 물기가 많은 무를 골라 껍질이 있는 채로 깨끗하게 씻는다. 소금에 무를 굴려 묻혀서 항아리에 담아 2일 간 그대로 절여 둔다. 이때 무에 소금이 배어서 수분과 무의 수용성 성분이 방출되어 국물이 흥건히 생긴다. 이렇게 되었을 때 소금간을 맞춘 물을 준비하고 마늘 ·생강 저민 것, 파를 통째 썬 것을 거즈 주머니에 넣어 무 사이에 끼워 떠오르지 않게 한 다음 무를 넓적한 것으로 살짝 눌러놓고 준비한 소금물을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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